첫 째가 성신불위誠信不僞.
두 번째가 경근불태敬勤不怠.
세 번째가 효순불위孝順不違.
네 번째가 염의불음廉義不淫.
다섯 번째가 겸화불투謙和不鬪이다.
첫째 조목은 성실하고 신실해서 거짓되지 말라고 한다.誠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글자다.
굳이 말한다면 충심衷心이 발하는 곳으로 진실에서 나오는 정성을 관장하는 곳이라는 정도가 될 것이다.
信은 천리天理의 필합必合으로 인사의 필성必成을 말한다.
생각건대 이것은 하늘에 마주서는 인간의 자세를 말한 것이다.
첫 번째 조항에 이 성신誠信을 말했다는 것은, 그리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머리위에 하늘을 이고 있는 사람의 직분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하는 말이다.
그것은 천부경을 강講하고 주역을 논해서 천지간에 주인노릇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를, 동시에 어떻게 어려운가를 전제해서 하는 소리다.
두 번째 경근불태敬勤不怠는 공경하고 부지런해서 게으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것은 내가 디디고 있는 땅을 조심해서 섬기라는 말이다.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땅이 직접 내주고 간수하는 것들이다.
행여 그 땅을 생각없이 디디는 것을 경계했다고 보이는 대문이다.
홍익인세弘益人世하려면 우선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주는 것이 어떻게 크고 위대한 은혜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당연하다.
세 번째 효순불위孝順不違는 부모와 동기간 사이에 윤리를 지적한 것이다.
하늘과 땅을 어떻게 섬길 것인지를 말하고 그 다음에 부모와 동기간 사이를 말한 것은 순리에 합당하다.그런 다음 네 번 째로 염의불음廉義不淫을 말했다.
이것은 이웃 간에 가질 우애와 태도에 대해서다.
청렴하고 의리를 지킬 것과 자칫 남녀 간에 일으키기 쉬운 스캔들에 대한 염려다.
그리고 끝에 있는 다섯 번째 조항은 겸화불투謙和不鬪다.
서로겸손하고 화목한 것은 사회전체에 해당하는 윤리규범이다. 그
렇게 되면 인간끼리의 투쟁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사람이 만물의 중심에 서서 홍익인세하는 세상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한국에 이 다섯 가지 윤리는 아무 무리가 없이 잘 지켜졌을 것이다. 그
랬기 때문에 동서로 2만 리 남북으로 5만 리라는 너른 국토를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통치했을 것이다.
신시에는 오사五事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윷판에서 쓰는 도 개 걸윷 모가 신시시절의 각 부서를 전담하는 직책이었다.
먼저 도는 돼지다. 병을 보는 직책이었다. 개는 형벌을 관장했고, 걸은 양이다. 이 양은 선악을 관장했다고 되어 있다. 그다음에 윷은 소를 상징했다. 농사를 관장하는 것이 그의 업무였다. 끝으로 모는 말이다. 명분을 관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을파소乙巴素가 전했다는 참전계경參佺戒經에는 신시의 오사보다 인간 생활의 360여 사를 주재한 팔조의 강령八條綱領을 먼저 들고 있다.
성誠신信애愛제濟화禍복福보報응應이 신시의 팔조강령이라 했다.
그리고 이 팔조의 강령이 경經이 되고 오사가 위緯가 되어서 신시의 법속을 전했다고 설명한다.
성신誠信은 앞에서 본대로 하늘을 마주대하는 인간의 자세를 말한 것이다.
이것은 바이칼의 한국에서 이미 천부경을 설하고, 복희씨가 한역을 시작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요 또 하늘의 별자리를 살펴 책력을 만들며, 사람이 만물의 중심에서서 홍익인세弘益人世의 큰 뜻을 펼치는 것을 총체적으로 바르집은 대문이다.
애愛는 자심慈心의 본연으로 인성仁性본질이다.
제濟는 겸선兼善으로 도가 잘 미치는 것이다.
화禍는 악이 부르는 것이다.
복福은 착함이 불러들인 나머지 경사스러움을 말한다.
보報는 천신이 하는 것으로 악인에게 보하는 데는 화로써 하고, 선인에 보하는데 있어서는 복으로 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응應이란 악은 악보를 받고 선은 선보를 받음이라. 고로 하늘은 말이 없으나 인간사를 두루 살펴서 보호한다.
나를 아는 자 이를 열심히 찾아서 열매를 맺으리니, 하나같이 온전함에 이르고 모든 사람이 계를 받음이라 했다.
바이칼에 있던 한국은 사람의 윤리가 무엇이라는 것을 가르친 정도였는데, 신시의 팔조강령이나 오사는 윤리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틀거리를 짜고 그 틀에 맞는 당해 부서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신시만 해도 아직 염려스러운 세상이 아니었다.
하긴 아직 원시의 감각을 못 버린 모계사회의 풍속이 그냥 있어서 태호복희씨가 혼인예법을 가르쳐서 처음으로 부계사회를 일으켰다니, 그런 사람들이 무엇을 잘못할 만큼 영민하지 않았으리라는 건 미루어 짐작이 되는 일이다.
이제 사람들이 서로의 욕심과 이기심을 가지는 것은 사회가 훨씬 진보하고 나서의 일인 것이다.
그래서 단군왕검시절로 오면 소위 말하는 팔조금법八條禁法이 생겨난다.
신시의 팔조강령이 이제 문명한 시절이 되니 갑작스럽게 달라진 것이다.
1. 서로 죽이면 당시에 죽여서 갚는다.
2. 서로 상하면 곡식으로 갚는다.
3. 도적질하면 재물을 빼앗고, 남자는 그 집의 노예가 되며, 여자는 여비가 된다.
4. 수두蘇塗를 헌자는 금고禁錮한다.
5. 예의를 잃은 자는 군에 복역한다.
6. 일하지 않은 자는 부역에 징발한다.
7. 사음邪淫을 한 자는 태형에 처한다.
8. 사기를 하면 훈방하나, 스스로 속죄하고자 하면 면해도 공표한다.
이로써 본다면 한국의 오훈五訓이 가장 수승했고, 다음에 신시의 팔조강령과 오사五事가 버금가다가, 단군에 이르면 세상이 점차로 말세가 되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초기의 순수하고 질박한 것은 문명의 정도를 따라 자꾸 엷어지고 거칠어진다는 것은 우리가 아는 상식이지 않은가.
그러나 정광호 선생이 일으키는 이적은 단군시절의 문명도 아니고 신시의 호흡도 아니다.
그것은 훨씬 이전에 바이칼에서 오훈五訓 설할 적에 첫 번째가 성신불위誠信不僞였던 것을 상기하면 자명해진다.
선생의 하는 짓은 바로 그 시절의 誠信에서 나오는 몸짓이요 그 적의 호흡이다.
이것은 신시를 거치지 않은 바이칼의 한국에서 한인천제들이 지극한 무위無爲를 써서 동서가 2만 리요 남북이 5만 리였던 거대한 국토를 다스린 행위가 되살아나고 있음이다.
그랬기 때문에 김수환 추기경이 신의 축복이라 하여 손때 묻은 묵주를 쥐어주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빛viit을 받고 지팡이를 놓게 되었고 ‘믿기만 하여라, 네 딸이 살아날 것이다’라는 성서의 문구가 떠올라 이 내용을 휘호로 남겨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이어령 전 장관은 ‘초과학超科學’이라 하여 놀라움을 표했다.
생각건대 이 일은 홍익인세弘益人世로 인류문명의 초석이 된 한국桓國의 피를 내림한 배달민족의 잔잔한 기적이다.